|
| View Articles |
|
 |
Name |
| 주인장 | (2003-07-24 14:50:46, Hit : 2920, Vote : 1054) |
|
|
| Subject |
안면도 꽃과 바다여행 - 네이버뉴스 2003/06/05 발췌- |
|
|
안면도 꽃과 바다여행
천수만이라는 잔잔한 바다와 서해 사이에 남북으로 길게 드리워진 안면도는 이름에서도 느껴지듯이 편안히 잠들 만한 섬, 곧 안락한 나 들이를 즐기기에 좋은 섬이다. 꽃박람회의 광풍도 사라진 지금, 그곳 의 한 저수지에는 수련이 가득 피어나 평화로운 정경을 선사하고 10 여 개가 넘는 바닷가 해수욕장에는 피서의 기분을 미리 맛보기 위한 여행객이 모여들고 있다.
point 1 승언저수지의 수련 연꽃 사촌 중에 수련이라는 것이 있다. 볕이 좋은 한낮이면 활짝 피 어나지만 오후가 되면 오므라드는 특성을 지닌 꽃이다. 흰색-분홍색- 노란색 등 꽃이 한 줄기에 한 송이씩 피어나는데 5월부터 8월까지 무리지어 피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다.
〈수련〉이라는 제목의 시집을 펴낸 시인 채호기는 이런 글을 썼다. "나는 한두 해 여름 내내 자전거를 타고 수련이 핀 연못으로 달려가 한동안 수련을 쳐다보다가 돌아오곤 했다. 그러다보니 언젠가부터 내 몸 안에 수련은 하얀 멍처럼 피어 내 몸의 일부가 되었다. 나는 그 멍을 지우기 위해서라도 수련을 시로 표현하지 않을 수 없었다."
한 시인에게는 중요한 주제가 되고 평범한 여행객에게는 아름다운 자극을 안겨주는 수련을 만나기 위해 여행작가 양영훈씨와 함께 안 면도 중심부의 승언1저수지를 찾았다. 안면읍내에서 77번 국도를 타 고 안면도자연 휴양림으로 향해 내려가다가 안면중학교-안면고등학 교 방면으로 좌회전한다. 우측으로는 안면도휴양림의 소나무가 하늘 을 향해 멋들어지게 뻗어 올라간 모습이 보인다.
안면고교 정문을 지나서 맞닥뜨린 승언1저수지. 생태사진을 잘 찍는 양영훈씨의 말대로 그곳에는 수련이 가득 피어나 과거의 안면도 여 행에서 결코 맛보지 못했던 흥분을 가득 안겨준다. 분홍색 수련은 분 홍색끼리, 흰색 수련은 흰색끼리 유유상종으로 피어 있다. 활짝 개화 한 것에서부터 낼모레면 꽃잎을 열 봉우리까지, 수련은 도시인의 눈 길을 피해 안면도 토종소나무의 솔 향기가 가득 밴 저수지에서 그렇 게 또 한 해의 생을 영위하고 있는 것이다.
꽃 사진을 찍기 위해 저수지 주변을 거니는 동안 불청객의 발자국에 놀라 개구리는 텀벙텀벙 물 속으로 뛰어들기에 바쁘고 무자치 한 마 리도 잽싸게 수련 잎사귀 속으로 사라진다. 저수지의 고요를 깨는 것 이 또 있다. 연꽃잎을 징검다리 삼아 휙휙 걸어다니는 쇠물닭을 비롯 해 논병아리, 개개비의 지저귐이 저수지의 잔잔한 수면 위에 동심원 을 그린다. 연꽃잎이 미처 덮지 못한 수면에는 파란 하늘과 하얀 구 름이 내려와 앉았다. 풀잠자리도 수련 밭 위에서 교미하기에 정신이 없고 소금쟁이 또한 영역 다툼이라도 벌이는 듯 부지런히 몸을 움직 인다. 부들과 갈대도 군데군데 자리를 잡아 자칫 단조로웠을 저수지 풍경을 풍부한 모습으로 치장한다.
일부 몰지각한 낚시꾼은 곱디 고운 한 폭의 정물화 곳곳에 쓰레기를 남겼다. 낚시바늘통-라면봉지-음료수 페트병에 심지어는 낚시 가방까 지. 정말로 한심하기 짝이 없는 미물들이여. 어디 가서 승언저수지가 낚시 잘 되는 곳이라고 떠벌리지 말기를.
오후 4시를 넘기자 활짝 웃고 있던 수련은 서서히 꽃잎을 다문다. 더 이상 미물들에게 속내를 드러내 보여줘 봤자 득될 것이 하나도 없음 을 그들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. 뿌리와 줄기를 물 속에 담근 채 잠시 얼굴만 보여주는 수련과 헤어지면서 우리는 용서를 구한다.
point2 바닷가 여행
안면도에는 최남단의 바람아래해수욕장에서부터 최북단의 백사장해 수욕장에 이르기까지 해수욕장이라는 이름이 따라다니는 해변의 수 효가 열서너 개를 헤아린다. 옛날부터 이름난 해변은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반면 유명하지 않은 해변은 샤워장 같은 편의시설이 부 족하다.
고남면의 바람아래-장곡-장삼포 해변은 포도송이처럼 한 지역에 몰 려 있다. 썰물 때면 넓디 넓은 모래사장이 드러나는 곳이다. 바다 건 너 보이는 섬은 원산도-고대도-장고도 등으로 모두 보령시 소속의 섬. 바람 아래 해변에는 갯메꽃이 피어나 아름다움을 받쳐주고 있으 며 장곡과 장삼포 해변에는 야영지 구실을 해주는 소나무숲이 발달 해 있다. 그 옛날 이곳에 살던 용이 승천할 때 큰 바람과 조수 변화 를 일으켜 모래둑이 형성됐고 이후 바람이 많이 불어대 이름이 바람 아래이다. 그 해변에 서면 케빈 코스트너가 주연한 〈늑대와 춤을〉 이라는 영화가 생각난다. 지명이 독특해서이다.
안면읍 신야리의 샛별해수욕장은 개펄체험을 즐기기에 좋다. 샛별해 수욕장은 개장한 지 15년 됐으며 조약돌이 자잘하게 깔린 것이 특징 이다. 음식업소는 부족하나 식수와 민박업소는 충분하고 야영장 면적 도 널찍하다. 백사장 뒷면 소나무밭이 바로 텐트촌으로 활용된다. 꽃 지나 방포보다 덜 알려져 인파를 피하기에 좋다. 남쪽의 갯바위지대 는 게도 잡고 조개도 캐고 고동도 줍기에 적당한 곳이다. 바다 건너 외롭게 떠 있는 섬은 외도. 피서철이면 주민의 선외기가 피서객을 외 도까지 태워다주기도 한다. 외도의 하얀 등대는 샛별 해변을 서성거 리는 여행객에게 쉼없이 유혹의 손길을 보낸다.
안면읍내 북쪽의 두여해수욕장에서부터 안면해수욕장-기지포해수욕 장을 거쳐 삼봉해수욕장까지의 해안에는 특이한 목책이 세워져 있다. 샌드 트랩, 즉 모래를 가두는 구실을 하는 목책이다. 해안도로를 만든 이후 모래가 자꾸만 바닷속으로 쏠려나가자 국립공원관리공단 측에 서 궁여지책으로 목책을 세운 듯하다. 과연 그 목책으로 모래가 빠져 나가는 자연현상을 막을 수 있을 것인지.
안면도를 떠나는 길에 꼭 들러봐야 할 곳이 안면도자연휴양림과 정 월마다 풍어제가 열리는 황도라는 섬이다. 안면도자연휴양림은 ((041)674-5019)은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토종 소나무가 자라는 곳 으로 유명하고 안면도 북단의 천수만 바닷가에 자리한 황도는 바지 락조개의 집산지이며 썰물 때면 조개껍데기로 뒤덮인 바닷길이 나타 나는 신비스런 곳이다. 황도 해변에서 동쪽으로 마주 보이는 곳은 서 산시 간월도이다.
유연태〈여행작가〉 kotour21@hanmail.net
|
|
|
|
|
|
